2014년 08월 14일

취업시즌에도 배고픈 중소 IT 벤처

작성일 : 2011년 12월 22일

취업시즌에도 배고픈 중소 IT 벤처

바야흐로 취업을 위한 구직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2학기도 마치기 전에 취업하여 벌써 출근하는 일부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말고사가 끝나는 12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니, 정상적인 취업 시즌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대기업 이하 중견 기업 이상의 회사들은 인재 확보를 이미 마치고 다양한 오리엔테이션과 워크샵을 진행하는 등 앞서 확보한 인재들을 빠른 시일 내에 실무에 투입할 자원으로 준비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반면, 대다수 중소 IT 벤처들은 이 취업 시즌에도 인재에 배고프다. 한 차례 대기업 채용 물결이 쓸고 간 후, 눈을 크게 뜨고 이곳 저곳 구직사이트를 뒤져 이메일을 보내고, 안면 있는 교수들을 통해 이래저래 부탁하고, 한 명이라도 쓸 만한 인재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여기서도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의 냉정한 현실의 한 단면이 존재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좋은 환경에서 많은 인재들을 양성하고, 그렇게 경험이 축적되고 잘 훈련된 인재들이 다시 모험 정신을 가지고 벤처에 들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네 환경에선 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훌륭한 신예 인재들을 졸업 학기도 채 끝나기 전에 그룹 본사 모집으로 훑어 버리고, 어렵게 양성된 중소 벤처의 경력직 인재들조차도 주기적으로 쓸어 담아버리는 약육강식의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 미국에서 구글을 창업한 레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이라 하더라도 이 바닥에서는 ‘Success Story’를 이끌기는 불가능할 성 싶다. 물론 대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대우를 보장하는 미국 벤처들과 달리, 중견기업과 비교하기에도 취약한 봉급 수준과 열악한 환경에 있는 우리네 중소 IT 벤처 사정에 대해 변명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척박한 광야에서 피어나는 들꽃처럼, 살아남아야 하고 꽃피워야 하기에 우리네 나름대로의 가능한 방식은 없을까 고민해본다. 사실 신입 인재들을 확보하기에 우리 대학 환경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현재 우리 IT 교수진들은 본격적인 경쟁의 환경에 접하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에서도 경쟁력 강화가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학 내에서도 교수진의 연구 실적 평가가 일반화되어 봉급에 반영하는 등 점점 치열한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교수진들은 좋은 연구 실적을 위해 좋은 학생들을 확보하는 것과 이를 위한 연구 환경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대학교에서 확보하고 있는, 그리고 회사 경험까지 갖춘 많은 IT 관련 학과 교수진들과 그 연구실의 학생들이 풍부한 자원으로 확보되어 있다.

따라서 다년간에 걸쳐 단계별로 이러한 교수진과 그 연구실에 연구비를 지원하며, 중소 IT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의 기반 기술을 개발케 하는 산학연계가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먼저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개발에 참여한 학생들과는 공감대를 만들 기회를 갖게 되어 학생들을 검증된 경력직 엔지니어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보장된 대우를 약속하며 이들을 채용하여 나머지 제품화 개발을 진행하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산학연계로 개발하는 IT 교수 연구실은 한 번에 커다란 연구비는 아닐 수 있지만, 다년 간 안정적인 연구비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대학 연구실의 특성 상, 한 방향으로 중장기적인 연구 방향을 잡아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술 개발 이후에 진행되는 양질의 논문 실적을 쌓는 데 좋은 환경이 된다. 중소 규모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취업까지 미리 보장받게 되고, 회사 입장에서는 신제품을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좋은 인력을 중장기적인 계획 하에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 IT 벤처 회사들의 현실을 볼 때, 이렇게 산학 연계로 다년 간 개발비를 지원할 수 있느냐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전향적으로 생각한다면, 직원 연봉의 2~3배가 유지비용으로 드는 현실을 고려할 때, 회사 내부에 개발진을 모두 유지한다는 생각보다, 엔지니어를 대학에 두고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투자로 개발하고 훈련시켜 검증한 다음에 단계별로 채용하는 방식이라 생각한다면 이 또한 매력적인 시도가 아닐까?
현재에도 정부 주도 하에 진행되는 ‘산학연 공동기술 개발사업’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사업 특성 상 1년 내에 단기 성과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계획 하에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중소기업청이라는 공공기관의 특성 상 관리가 경직되기 쉽기 때문에 유연성이 부족하여 산학 간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기 어렵다. 그리고 취지는 바람직하더라도 정부 주도의 지원 사업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산학 양자 간의 연계성를 진화시키는 모델이 될 수는 없다.

대학에 대한 기업의 연구비 지원이 시혜적인 의미를 갖는 몇몇 대기업의 사치를 본다. 그러나 철저하게 ‘필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한 대학교와 중소기업 간의 자발적인 산학연계가 활성화되어 정착될 수 있다면, 이 취업 시즌에 IT 벤처는 뽑을 신입 엔지니어가 없고, 졸업하는 사회 초년생은 취업할 회사가 없다는 자조 섞인 탄식이 입술에서 떠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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