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젊은이여, 창업하지 마라

작성일 : 2013-04-26

요즈음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의 진취적인 자세를 독려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경험 많은 멘토들도 나서서 창업을 위한 조언을 하는 등, 다양한 지원 활동들도 이뤄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20세, 21세에 마이크로 소프트와 애플을 각각 창업한 빌 게이츠나 스티브잡스를 보며 꿈을 키워 왔고, 최근 대통령 후보까지 나섰던 안철수를 보며 자신의 사업을 일으키고자 용기를 내는 젊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꿈을 실현하기에 좋은 시기가 다가왔다고 생각하게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환경이 젊은 창업자들에게 봄 같은 생태계를 마련해주는 것 같아 바람직해 보인다. 그런데, 찬물 끼얹듯이 역설적으로 물어보고 싶다. 그대는 왜 창업하려고 하는가? 창업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마 우리는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산으로 열정을 든다. 그리고 세상경험에 의해 희석되지 않은 창조적 아이디어와 관련 분야의 전문지식을 다음으로 일컫는다. 그런데 젊은이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고 하더라도 과연 열정 없이 새로운 기업을 창업하고 사업을 일으키려할까? 게다가 창의성 면에서는 좀 떨어진다고 양보할 수 있지만, 오랜 경험과 지식에 기반하여 불확실한 사업상의 리스크를 헤쳐나가는 연륜 있는 창업자들에 비해, 그들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없다면, 젊은이여 창업의 꿈을 접으라.

여기저기 봇물처럼 터지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좋아 보이나, 그 빙산의 일각 아래 숨어서 창업자를 옥죄는 지원자금의 연대보증 체계는 젊은 예비창업자가 넘어서야 하는 또 하나의 벽이다. 정부에서 획기적으로 지원한다는 자금으로 잘 풀리면 좋으련만, 아마, 젊은 창업자들은 개발자금 보충을 위해, 부족한 운영자금 보충을 위해 은행을 찾아 나서거나, 보증기금을 찾아 나설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때 경영자로서 신용보증 또는 담보보증을 서야 한다. 그러나 아직 사회경력이 일천한지라, 축적된 신용도도 부족하고, 가진 재산도 부족하니, 개인보증은 보증대로 서고 추가적으로 부동산 담보를 요구받게 된다. 이때 어떻게 할 것인가? 부모님 집을 담보로 넣거나, 다른 무엇을 넣어야 하는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젊은이여 창업의 꿈을 접으라.

나름대로 IT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해 본 경험도 있고, 핵심인력도 확보하고, 자금도 집 팔아 넣겠다는 각오로 창업한 지 13년이 지난 지금, 나를 지탱하는 데 가장 힘이 되었던 것과 어려웠던 것을 들라고 하면, 동일하게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꿈을 이루어 나가는데 가장 힘이 된 것도 어려움을 함께 한 동료들이었고, 이제 접어야 하는게 아닌가하고 놓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 것도 내 가까이 있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롤러코스터 같은 사업 상황들을 헤쳐나가며 내게 힘이 되는 동료를 설득하며 품어 곁에 있게 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이들을 극복하는 인내와 용기, 그리고 능력이 절실했다. 스마트하지만, 사람을 경영하는 능력이 일천한 우리 젊은 경영자들은 이에 대한 준비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어떻게 이겨나갈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자신감, 너무나도 멋진 말이다. 그러나 2000년을 전후하여 벤처 붐이 불 때, 우후죽순처럼 창업한 벤처 회사들의 시행착오를 보며 우리 젊은 예비 창업자들이 다시 실험대상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자들과 이벤트처럼 자금을 쏟아부은 무책임한 공공기금들, 그리고 이에 부화뇌동하여 한 탕 챙기려 돈놀이하던 사이비 창투들로 인해 우린 너무나 소중한 자산들을 잃었다. 기업과 연구소에서 핵심 개발 경험을 가졌던 고급 인재들이 한정치산자, 금치산자가 되어 인생 뒤안길로 물러섰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며 축적되기 시작한 우리의 금쪽같은 투자자금들이 벤처가 대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데(?) 너무 많이 소비되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벤처 생태계의 안착을 위한 금융, 투자 및 지원 분야는 그 후진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갑론을박만 지속되고 있다.

창업을 두려워하고, 대기업, 공무원, 교사에만 올인하는 애늙은이의 모습에 우리 미래는 없다. 그러나 우리 젊은 예비 창업자들은, 봄기운처럼 스며오는 아련한 기대감에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철저한 준비 없이, 그리고 인내와 용기로 어떤 위기도 극복해 나가겠다는 치열함 없이 창업을 시도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시작은 쉽게 하고 마무리를 어렵게 만드는 정부의 지원 시스템에 의지하여서도 안된다. 오직 홀로 이겨나가겠다는 것에 내 인생을 걸고 나아갈 결심이 서야만 한다. 어두운 광야에 홀로서서 옷깃을 여미고 바람을 헤쳐 나가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위에서 기술한 물음에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나는 창업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젊은이여 그 때 창업하라.

List
No 제목 Date
83 [CEO칼럼] 비대면 비접촉 가상화 사회를 맞이하는 ICT 비즈니스 방식의 변화 2020-07-22
82 [CEO칼럼] 2020을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의 ICT 과제 2018-01-22
81 국산 고성능 수퍼 컴퓨터 개발을 기대하며 2016-01-11
80 그래서 난 지금 꿈을 꾸렵니다. 2015-11-27
79 ICT 분야에 노벨상이 생긴다면? 201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