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새 정부와 위기의 IT 기업

작성일 : 2008년 7월

새 정부와 위기의 IT 기업

새 정부가 들어선지 100일이 넘었다. 산자부와 중복된 사업계획 및 방만한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정보통신부를 해체하고, 그 업무를 지식경제부와 문화부에 이관한지 여러 달이 지났다. 그리고 미국산 소고기 파동을 대처하는데 우왕좌왕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고서, 자기 뜻조차도 펴보지 못한 체 여러 장차관들이 옷을 벗었다. 게다가 이젠 금강산 휴게소에서 일어난 민간인 피살문제와 일본의 독도에 대한 자기영토 기술문제 등이 불거져 또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런 상황에 지난 해 부터 미국에서 드러나기 시작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미금융기관을 비롯한 기업전반에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경제가 휘청거림에 따라 ‘천수답’ 성향이 있는 우리 산업환경에 까지 강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어 우리 금융기관에 금융 경직성을 일으키고, 이는 ‘시설투자’ 상황에 민감한 우리 IT산업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는 국내산업, 우리가 속한 IT산업 영역에 대한 방향성조차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비록 얼마 전 늦게나마 발표된 ‘뉴 IT 발전전략’이 있어 그 방향성에 기대를 걸고 싶다. 이전 정부에서 세웠던 IT839의 인프라 기반구축은 발전 계승하면서, △전체 산업군 들과 IT의 융합, △IT의 경제사회문제 해결, 그리고 △핵심 IT산업 고도화로 요약된 부분이 제시된 전략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아니라, 실행 상황과 방향성 제시이다. 현재의 세계 경제위기와 신흥 지식산업 다크호스들의 도전을 새 정부가 어떻게 보고 있으며,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비젼을 세우고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부족하다.

물론 이 IT정책을 뒷받침할 브레인 그룹 구성원들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본인들이 수립한 정책을 만들어 실행하는 중, 새 정권의 정책을 다시 만든다하여 과거 자신이 수립한 정책의 문제점을 스스로 지적하고, 동시에 새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어야 하는 상황일 것이다. 한편으론 자신을 부정해야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야 하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짐을 이젠 스스로 소화할 수 있어야하고, 또한 과연 이제까지의 정책수립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새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계기로 삼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책의 지속성도 고려해야 하고 획기적인 새 방안도 내놓아야 하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는 사이, 우리의 IT기업, 특히 IT벤쳐 중소기업들은 생사를 넘나들며 현재의 어려움을 그대로 감수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고가 내년까지 갈 것이라는 예측에 많은 국내 금융기관들은 벌써 중소기업들에 경직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해, IT중소기업들에 자금난을 가중시킬 것 같다. 미국으로 대변되는 서구 수출시장은 소비가 위축되어 올해 하반기 가능한 수출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듯한 미국달러의 급반등과 하락은 생산과정에 있어 단가/마진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데 혼란을 주고 있다. 또한 고유가로 대변되는 원자재 가격상승은 우리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지난 10여년간 두 개의 정부가 화두처럼 주창해온 ‘IT강국’을 이루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IT 정책 기조와 그 정책 방향성이 새 정부에 들어서서 갑자기 폐기된 느낌이다. 이전 정책들을 철저히 분석하여, 문제점들을 새 정부로서 어떻게 보완하여 진화시키고, 현재의 변화무쌍한 세계 경제상황에 비추어 어떻게 변혁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부족하다. 아니 아주 조용하다. 앞서 기술한 현재 우리 주변 경제상황에 대한 IT기업들의 위기감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고, 정부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이라는 말을 IT기업들은 듣고 싶은데, 말이 없다. 이 보다는
몆 가지 다른 언급들만 들린다. ‘촛불시위가 경제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제 3의 오일쇼크가 올 수 있다’, ‘하반기엔 더 어렵다’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언급은 정책 결정권자가 할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서 얼마전 만난 어느 중소기업 경영자가 넋두리를 했다. ‘도울 수 없으면 그대로 두라, 방해하지나 말지.’ 이 쓴 소리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린 지난 십 수 년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IT산업 강국을 목표로 하여 ‘IT Korea’의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각인시켰다. 이 과정에서 명석한 두뇌와 통찰력을 가진 정책 브레인들의 know-how가 있고, 경험 많은 IT인력 및 역량있는 IT기업들이 많다. 이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엮어 새로운 정책방향을 천명하는 정책 결정권자의 적극적인 행동을 보고 싶다. 분위기 잡는데 1년, 그림 그리는데 1년, 이런 식으론 안 된다. 우리에겐 그런 여유가 없다. 그 사이 있는 기회조차 놓치고, 헤비급 플레이어들과 싸우다가 흑자 도산까지 하는 IT기업들이속출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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