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4일

나는 어느 레벨의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작성일 : 2013년 11월 18일

얼마 전 회사의 멤버가 내게, ‘제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물었다. 이 말에 우린 과연 회사 내에서 어떤 가치의 사람이 되기를 추구하고 있는가, 또한 리더로서 구성원 각자가 어떤 가치를 갖도록 독려하고 있고, 어떤 기준으로 구성원들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가 하는 등, 여러 질문이 스스로에게 와 닿았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생각이, ‘자기 자신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고민되지 않는 상태로 내 업무에 대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까’이었다. 그리고, ‘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구성원 각각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어떻게 그 가치를 인정할 것인가’ 하는 숙제였다. 가장 중요한 사항이면서도 등한시 했던 시간을 아쉬워하며, IT 중기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그 방향을 생각해 본다.

첫 번째로 가장 인정받을 수 있고, 인정해주어야 하는 사람은 ‘창의적 가치를 가진 사람’이라고 본다. 이는 글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조직 내 자원의 제약된 한계를 논하기 보다는 늘 부족함을 뛰어 넘어 결과를 내려고 한다. 아직 최고 제품이 되지는 못한 IT 중기에서 조금은 부족한 우리 제품을 여기저기 틈새시장 찾아가며, 새로운 고객, 새 프로젝트를 창출해가며 만들어가는 영업대표가 그들이다. ‘우리 제품의 어떤 기능이 부족해서 난 팔 수 없어!’라고 넋두리하는 것에만 매달린 사람들과는 사고의 기반이 다른 이들이다.

부족한 개발자 수나 개발환경 하에서도 이것저것 함께 만들어내며, ‘이 기능은 어떨까?’, ‘그때 그 고객은 뭐를 더 넣어 달라고 하죠?’하며, 먼저 제시하고 물어오는 개발자가 그 사람이다. 이 기능 추가하면, 내년 시장에서 얼마만큼 매출 예상해 볼 수 있는데 하며, 자꾸 이것저것 해 보면 어떨까 하고 자료수집하고, 기획자료 만들어 개발부서, 영업부서 귀찮게 찔러대는 마케팅 멤버가 그들이다.

비록 시행착오가 많아 주변으로부터의 핀잔에 상처도 받으련만, 같은 실수는 다시 반복하지 않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이런 구성원이 제품을 바꾸고, 분위기를 바꾸고, 회사를 바꾸는 소수자이자 가장 높은 레벨의 가치를 지닌 사람이다.

모든 구성원이 창의적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두 번째로 인정받을 만한 사람은 ‘효율적 가치의 구성원’이라 할 수 있다. 주어진 환경과 자원 하에서 어떻게 다음 단계로 계속 개선해 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결과를 내는 사람이다. 자신이 상대해 온 고객에게 또 다른 제품을 제안해 보려 하고, 우리 제품과 파트너 제품을 묶어 업그레이드 된 신규제품 모델을 만들어 가는 영업대표가 그들이다. 이들은 주어진 다양한 자원을 바탕으로 퍼즐을 풀어가며, 코끼리 모양, 사자 모양의 레고 만들기 놀이를 즐기는 구성원이다. 주어진 개발 스케줄에 대해서는 많은 예외가 발생하더라도 일정 맞추어 내려는 자존심 센 개발자가 그들이다. 그리고 시장 요구, 우리 제품의 장점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통합하여, 우리 강점이 가장 커다란 우선순위인 고객군을 찾아 회사 멤버들에게 연결시키는 마케팅 담당자가 또한 효율적 가치의 구성원이다.

이들로 인해 우리 IT 중기는 많은 제약 속에서도 성장을 위한 바탕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회사에 시도 때도 없이 닥치는 위기 상황에서도 믿는 구석이 되는 자원이다. 축구선수로 치면 전방위로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고, 공격진과 수비진을 연결하는 허리 부분의 미드필더라고 할까?

그리고 다음 단계의 사람은 ‘현상유지 가치의 구성원’이다. 그들은 창의적이거나 효율 부분에서는 미흡한,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밑바탕을 채워주는 구성원들이다. 개선을 주도하진 못하지만, 구멍을 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윤리적이다. 체계적인 시스템 하에서 반복적이고, 변화무쌍하지 않은 영업업무를 구멍 내지 않고 완수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영업멤버가 그들이다. 스케줄에 맞추어 줄이지는 못하지만 꾸준한 개발진행에 만족감 느끼는 개발자들이다. 개선된 코드나 아이디어에는 생각이 부족하나, 그렇다고 자신으로 인해 주변에 피해가 되지는 않으려 애쓰는 개발자가 그들이다. 그리고 자료 조사하라면 조사하고, 분석하라면 분석하지만, 자신의 고민이 반영된 기획은 부족한 정돈과 기본 자료에 자족하는 마케팅 담당자가 그들이다.

이들로 인해 회사가 큰 피해를 입지도 않고, 치명적인 위기가 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회사의 혁신적인 변화나 이로 인해 획기적인 가치의 축적엔 부족함이 있다. 요즈음 몇 천대 일의 경쟁을 뚫고 9급 행정직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늙은 사고의 대졸출신 젊은이들의 가치추구 방식과 맥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조직 혁신이나 개선에는 미흡하나, 존재로서 의미가 있는 구성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비적 가치의 구성원’이다. 조직 내에서 존재하는 부족함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는 우선순위를 매기는 사람이다. ‘내가 속했던 이전회사는 이런 것이 좋았고 풍족했는데, 여긴 이래서 안돼’ 하며, 자신은 마치 이 조직에 속하지 않은 책임 없는 사람인 양, 떠들기만 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이다. ‘이 회사 제품은 이래서 팔 수 없어’, ‘내 자존심만 상해’, ‘이 회사 개발자들은 늘 시원찮아’, 하며 빈정거림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영업대표들이 그들이다. ‘매일 일정만 당기라고 해’ 하며, 고객 요구, 영업 대표와의 소통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고집과 개인의 관심사에 적극적인 개발자가 그들이다. 베낀 영업자료, 마케팅 자료로 메우는 데 급급한 마케팅 담당자, 개발이나 영업 그 어느 부서에도 자료와 제안을 들이밀지 않는 마케팅 담당자, 그들이 소비적 가치의 구성원이다.

이들은 드러내지 않는 자기 희생을 통해 이 한계를 극복한다던가, 부족한 부분과 구성원들을 위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나누는 배려에는 관심이 없다. 주는 만큼 받지 못하면 잠들지 못하는 사람, 그러면서도 자신으로 인한 창의적, 효율적 변화 시도에는 관심 없는 사람이다. 게다가 현상유지적인 일도 이런 저런 핑계로 지체하는 사람이다. 대안을 고민하면서 문제 제기는 없이 문제만 나열하는 데 그치는 사람이다. 이들은 회사의 가치를 훼손할 뿐이다. 백업자원이 없더라도 시급히 정리되어야 하는 구성원이다.

밀려오는 도전의 파고에 직면한 우리 IT 중기에서 나는 어떤 가치의 구성원인가? 나는 어떤 가치의 구성원이 되길 추구해야 하는가? 그리고 회사는 어떤 가치의 구성원을 확보하고, 인정하고, 키워내야 하는가? 변화의 물결이 우릴 삼킬 듯이 덮쳐오는 현실 속에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고민 속에 밤은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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